이 포스팅에서는 2025년 1월18일부터 25일까지 머무른 달랏의 하나 호텔 (Hana Dalat Hotel) 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왜냐, 너무 좋았어서.
달랏에는 수많은 호텔들과 에어비앤비가 있다. 나는 여행 전부터 벌써 지치겠다 싶을 정도로 많은 숙소를 검색했었다. 감성적인 인테리어와 뷰를 자랑하는 에어비앤비 숙소와 호텔 몇 군데를 예약했다가 취소하기도 하고, 여기저기 거리를 재보고 후기도 다 찾아 읽은 끝에 결국 선택한 숙소가 바로 하나 호텔(Hana Dalat Hotel)이다.
일단 나의 숙소 선택 조건은,
- 중심가와 가까운 밝은 곳
- 개방감이 있는 발코니와 넓은 창이 있는 곳
- 침대 및 화장실이 깨끗한 곳
- 하루 5만원 안팍의 가격인 곳
Hana Dalat Hotel (하나 호텔) 위치
원래는 한적하고 달랏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약간의 외곽 지역에서 지내고 싶었었다. 그런데 혼자서 야시장도 가야 하고 저녁에 호수 산책도 해야하는데 밤에 택시를 많이 타고 싶지 않았다. 혼자 여행의 원칙 중 하나가 한적한 곳을 혼자 다니지 않기 였기 때문에 시끄러워도 사람 많은 게 오히려 좋아 라는 생각으로 이곳으로 정했다.
이곳의 위치가 어느 정도로 좋냐면 바로 같은 도로 라인에 리엔호아 베이커리가 있고(1일 1반미 1요거트 하세요 제발), 유명하다는 안카페(안가봄ㅋ)도 있고, 달랏 야시장은 물론 쓰엉흐엉 호수도 걸어서 갈 수 있고, 환전과 시내버스를 타기 좋은 김호아 금은방하고도 가깝다. 오르막길이 있어서 조금 숨이 차서 그렇지 여행객들이 알만한 웬만한 시내 장소는 도보로 가능하다.
디럭스 더블 (발코니) (Deluxe Double with Balcony)
하나 호텔(Hana Dalat Hotel)은 총 6층 건물이고, 6층에는 5개의 객실이 있다. 나는 그 중 601호와 602호에서 묵었다. 601호에서 3박을 한 후 글램핑 하느라 하루 산마이에서 자고, 다음날 다시 602호에 체크인을 해서 또 3박을 했다. 이 호텔에서 넓은 베란다를 가진 유일한 객실 601호와 602호를 소개하겠다.
침실
두 객실 모두 킹사이즈 침대에 화장대, 책상, 소파, 테이블, 의자, TV, 냉장고, 옷장, 금고, 선풍기, 에어컨이 구비되어 있다.
호치민에서 달랏으로 오는 비행기가 연착되어 601호 입실을 늦은 밤에 했다. 그래서 사진이 좀 어두컴컴하다.


602호는 오후 2시에 바로 체크인해서 뭔가 더 환해보이지만 둘 다 빛이 잘 들어오는 환한 구조다.


화장실
화장실은 넓고 정말 깨끗하다. 수건, 드라이기, 비누, 칫솔, 치약, 머리빗, 면봉, 헤어캡, 샴푸, 바디샴푸가 비치되어 있다. 린스나 컨디셔너는 없으니 나처럼 극손상모 소유자는 필히 챙겨와야 한다.
601호 화장실 사진. 복도쪽으로 창이 하나 나있다.


602호 화장실 사진. 건물 바깥쪽으로 창이 하나 나있고 두 사람이 누워도 될 정도로 넓다.


베란다
하나호텔의 여러 후기를 검색한 결과 디럭스 더블(발코니)로 예약을 했는데 2~5층에 있는 좁은 난간 발코니를 가진 곳에서 숙박을 한 경우도 있고 6층의 넓은 베란다가 있는 곳에서 숙박을 한 경우도 있었다. 나는 한국에서 미리 6층에 머물고 싶다고 호텔에 메세지를 보내놓았었다. 이 호텔로 결정하게 된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바로 이 넓디 넓은 베란다이기 때문이다.(왼쪽 601호, 오른쪽 602호)
아침 저녁으로 달랏 시내와 먼 산을 바라보며 커피 한 잔을 하기도 하고 테이블에 노트북을 올려두고 글을 쓰기도 하며 빨랫줄을 걸어 속옷이나 양말을 널기에도 너무나 좋은 공간이었다.


11시 체크아웃 인정! : 집보다도 깨끗한 청소 상태
이 호텔은 한국분이 운영을 하신다고 한다. 그래서 한국인이 어떤 것에 예민한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운영하시는 것 같았다. 특히 청소에 거의 모든 것을 걸었다는 것이 느껴지는 호텔이다. 베트남 뿐만 아니라 한국의 여러 숙소도 사실 흐린 눈을 해야 하는 곳이 많은데 진짜 하나 호텔 사장님, 경영 방침 굿이고요. 청소해 주시는 분도 마주친 적은 없지만 꼼꼼하게 일하시는 게 느껴졌다. 직원 월급 두둑이 주셔도 될 듯.
침구는 말할 것도 없이 하얗고 깨끗하다. 저녁이 되면 약간 눅눅해 질 수는 있지만 전기장판을 켜면 해결된다. 그렇다고 꿉꿉한 냄새가 나거나 하진 않고 깨끗한 빨래 세제 냄새가 난다. 내가 가장 중요시하는 것이 화장실 청결인데, 입실 하자마자 들었던 생각이 화장실 바닥에 이불 펴도 되겠다…였다. 넓어서도 그렇지만 바닥이 너무 너무 너무 깨끗해서. 변기, 세면대, 샤워부스도 청소가 너무 잘 되어있다. 외출 시 청소 요청을 한 후 숙소로 다시 돌아왔을 땐 체크인 했을 때의 상태가 되어있다.
심지어 발코니에 있는 하얀 테이블과 의자 두 개 마저도 대박이다. 더러우면 물티슈로 닦고 앉으려고 테이블과 의자를 손가락으로 쓸어보았다. 달랏은 자동차, 오토바이 매연도 한 몫 하지만 분지 지형인데 저 멀리 산에서 뭘 자꾸 태워서 공기가 진짜 안좋다. 그런데도 발코니의 테이블과 의자에서는 시커먼 먼지가 묻어나지 않았다. 시커멓게 묻어났어도 전혀 거부감이 없었을 건데 이 지점에서 완전 소름이 돋았습니다, 사장님.
나는 12시 체크아웃이 되는 숙소를 선호하는데 이 정도 청소 상태라면 11시 체크아웃 완전 인정이다. 입실이 2시인데 이 정도의 청결을 유지하려면 3시간은 주어져야 할 것 같다.
기타 장점: 전기장판과 한국어 그리고 바나나
1월 중순 현재 달랏은 낮엔 여름같지만 해가 없을 땐 기온이 내려가 초가을 날씨가 된다. 한국에서도 왜 딱히 난방을 켤 날씨는 아닌데 밖에 나가면 괜찮고 실내가 더 추울 때 있잖은가. 달랏의 저녁이 딱 그런 느낌이다. 이불도 눅눅하고 차가워지는 것 같고 옷을 주워입게 된다. 나는 한국에서 미리 3인 소파용 전기장판을 들고 왔지만(다음 행선지인 호이안에서도 필요할 것 같아서) 그냥 왔어도 걱정마시라. 이 호텔에선 전기 장판을 빌려준다고 한다. 사장님이 한국인이라 가능한 서비스가 아닌가 싶다. 역시 우린 지져줘야 하는 민족.
낮에 근무하는 리셉션 직원은 한국말을 잘한다. 산마이에서 하루 숙박을 하는 동안 짐을 맡기기 위해 직원에게 영어로 말을 했는데 “한국말로 하세요.” 라는 말을 들었다. 뭔가 쑥스러웠다. 언어 때문에 소통에 어려움이 있으신 어르신들은 특히 많은 도움을 받을 거 같다.
그리고 1층 로비 테이블에는 오며 가며 집어갈 수 있도록 언제나 바나나가 놓여있다. 조식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서 일지도 모르겠다. 숙소비가 비싼편이 아니었고 나가서 사먹는 게 더 싸고 맛있었기 때문에 조식없는 시스템에는 불만이 전혀 없었다. 이 숙소의 로비를 수없이 오가며 한국인의 정으로 보이는 저 바나나 한 개는 꼭 먹어줘야지 했는데, 1일 1리엔호아 반미를 하는 덕에 아쉽게도 뱃속에 바나나가 들어갈 자리는 없었다.
그 밖에도 환전 서비스도 가능하다. 100달러는 2,450,000VND로 1만원은 175,000VND으로 환전해 준다고 한다. (사실 환전은 급한게 아니라면 김호아 금은방에서 하는 것을 추천한다. 2025년 1월 19일 기준으로 김호아 금은방에서 2,535,000VND으로 환전을 했는데 4000원 돈이면 리엔호아 반미를 4개나 먹을 수 있다.)
세탁서비스도 가능한데 업체에 맡기는 듯 했다. 1kg당 7만동이고 하루가 소요된다. 호치민에서 묵었던 호텔에서는 세탁기와 건조기가 비치되어 있어 무료로 세탁할 수 있었는데 이 부분은 좀 아쉬웠다.